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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국에 온 이유|돈을 벌러 온 게 아니라 3년을 살아보러 왔다어쩌다 미국 2026. 7. 11. 13:36반응형

미국에 왜 왔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가장 간단한 대답은 남편의 미국 취업 때문이다.
남편이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고, 가족이 함께 따라왔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우리 가족이 왜 미국에 왔는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남편이 미국에서 일하게 됐다고 해서 꼭 온 가족이 함께 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는 한국에 직장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도 둘 다 일을 하고 있었고, 집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미국에 와야 할 이유도 없었다.
오히려 돈만 생각하면 한국에 남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왔다.
한번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남편이 자기 힘으로 만들어온 큰 기회를 내가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의 중요한 결정은 대부분 내가 하는 편이었다
우리 집의 크고 작은 결정은 대부분 내가 하는 편이다.
어디에서 살지,
아이를 어디에 보낼지,
무엇을 사고,
어떻게 돈을 쓸지.
내가 먼저 알아보고, 비교하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미국에 갈 기회는 달랐다.
이번에는 내가 찾아낸 것도,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었다.
처음으로 남편이 자기 힘으로 만들어온 큰 성과이자 기회였다.
남편이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해온 시간과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생긴 기회였다.
그래서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다.
물론 내가 정말 싫다고 했다면 우리 가족은 미국에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에게는 한국의 직장이 있었고,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잘 살고 있었다.
경제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오히려 한국에 남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편이 자기 커리어로 처음 만들어온 큰 기회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우리는 한국에 있는 게 더 이득이야.”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 역시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이가 어릴 때 가족이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니 내가 모든 것을 희생하고 남편을 따라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다.
내가 혼자였다면 만들지 않았을 선택을, 남편이 만들어온 기회 덕분에 우리 가족의 선택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미국에 오게 된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하필 지금은 우리 인생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시기였다
미국에 오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은 사실 돈이었다.
우리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가 아니다.
30대 후반과 40대.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사람이라면 경력이 쌓이고 급여도 높아지는 시기다.
앞으로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인생에서 지금의 몇 년은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시기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 그대로 있었다면 남편도 계속 일하고 나도 계속 일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경력은 이어지고,
매달 두 사람의 월급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대출을 갚거나 자산을 더 모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 시기에 휴직을 했다.
미국에서 내가 받는 급여는 0원이다.
처음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생 전체에서 보면 잠깐일 수도 있다.
그런데 돈으로 계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사람이 3년 동안 받지 못하는 급여.
그동안 이어가지 못하는 경력.
한국에 있었다면 모을 수 있었던 돈.
그 돈으로 할 수 있었던 투자와 자산 형성까지 생각하면 결코 작은 선택은 아니다.
그래서 솔직히 미래가 걱정될 때가 있다.
몇 년 뒤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우리가 가장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시기를 너무 쉽게 써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국에 가면 더 잘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우리 가족에게 거창한 아메리칸드림은 없었다.
미국에 가서 큰돈을 벌고,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무언가를 이루고,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우리에게 미국행은 이민이라기보다 몇 년 동안 직접 살아보는 경험에 가까웠다.
여행으로 미국을 보는 것과 실제로 사는 것은 다르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매달 월세와 전기료를 내고,
아플 때 병원에 가고,
주말이면 오늘은 뭘 해야 하나 고민하는 생활.
나는 그걸 직접 해보고 싶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좋은지 나쁜지를 여행자의 눈이 아니라,
생활하는 사람의 눈으로 한번 보고 싶었다.
사실 한국에서의 삶을 모두 버리고 온 것도 아니다
나는 미국에 오기 위해 한국의 직장을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다.
휴직이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이건 내 결정에 꽤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는 것과,
돌아갈 수 있는 자리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은 전혀 다른 결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우리가 보유한 집도 있다.
내 직장도 있다.
익숙한 생활도 있다.
그래서 나는 미국행을 인생을 건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마음에 가까웠다.
돌아갈 수 있을 때 한번 가보자.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는 더 어려울 것 같았다.
아이는 아직 어렸고,
나는 휴직할 수 있었고,
남편에게는 미국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이 조건이 한꺼번에 다시 올지는 알 수 없었다.
아이가 어릴 때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는 것도 컸다.
한국에서 어린이집에 다니던 세 살 아이와 미국으로 왔다.
아이가 영어를 잘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거나,
미국 교육을 꼭 시키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다.
세 살 아이에게 몇 년의 미국 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도 나는 모른다.
어쩌면 아이는 나중에 지금의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한 가족이 다른 나라에서 함께 살아보는 경험은 해보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
어린이집은 어떤지,
아이와 보내는 일상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국에서 계속 살았다면 알 수 없었을 것들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리고 사실 아이의 경험만큼이나 나의 경험도 중요했다.
나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내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3년이면 인생에서 한번 해볼 만한 실험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미국에 평생 살겠다고 온 것은 아니다.
대략 3년 정도.
일단 그 정도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3년은 짧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부부 모두 급여가 가장 높은 시기의 3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평생과 비교하면 한번 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좋으면 더 있고 싶어질 수도 있다.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면 된다.
막상 살아보니 생각보다 좋은 것도 있고,
생각보다 별로인 것도 있다.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고,
미국 생활이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조금 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번갈아 들기도 한다.
아직 답은 없다.
어쩌면 그래서 온 것 같다.
살아보지 않고는 답을 알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 지금 우리 집은 사실상 매달 마이너스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미국에 온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돈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에 와서 돈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남편의 연봉은 9만 달러다.
한국에서 보면 1억 원이 넘는 연봉이다.
미국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세 식구가 살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정확히 확인해보니 남편의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2주에 약 2,300달러였다.
월급이 두 번 들어오는 평범한 달에는 4,600달러다.
그런데 우리 집 월세도 2,300달러다.
식비는 한 달에 약 1,500달러 정도를 쓴다.
월세와 식비만 합쳐도 3,800달러다.
여기에 전기와 수도 같은 유틸리티,
자동차 두 대의 주유비,
자동차 보험,
휴대폰,
아이의 어린이집 비용이 더해진다.
지금 우리 집은 사실상 매달 마이너스다.
401(k)에 들어가는 돈과 회사 매칭을 자산으로 생각하면 완전히 사라지는 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달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과 실제로 나가는 돈만 보면 지금 우리 생활은 흑자가 아니다.
부족한 돈은 결국 우리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돈에서 나간다.
처음에는 이 사실이 조금 충격적이었다.
미국에서 연봉 9만 달러를 받으며 사는데,
왜 우리는 저축을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 가지고 있던 돈을 쓰고 있을까.
그런데 계산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한국에서는 두 사람이 벌었다.
지금은 한 사람만 번다.
가구 전체의 소득은 줄었는데 월세와 식비는 크게 늘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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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이 미국에 온 목적이 돈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았을 것이다.
월세가 더 저렴한 아파트를 구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한 달에 2,300달러를 내고 주택에 산다.
아파트를 선택했다면 훨씬 저렴하게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왕 미국에 왔으니 미국의 주택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아파트에 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미국까지 와서 돈을 아끼겠다고 또 아파트에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매일 여행하고 돈을 펑펑 쓰는 것도 아니다.
우리도 생활비를 계산하고,
비싸면 고민하고,
할인받을 방법을 찾는다.
다만 모든 선택의 기준을
‘얼마나 많이 남길 수 있는가’
에 두지는 않기로 했다.
우리는 돈을 모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살아보러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한다고 해서 돈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선택이 경제적으로 옳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다.
우리는 지금 실제로 돈을 쓰면서 이 경험을 하고 있다.
더 자세한 글은 아래 링크로
나는 아직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인지 모른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한국에 그대로 있었다면 지금 얼마를 모았을까.
내가 받지 못한 급여는 3년 동안 얼마나 될까.
그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했다면 몇 년 뒤 얼마가 되어 있을까.
우리 부부의 급여가 가장 높은 시기에,
우리는 너무 비싼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미국에 오길 정말 잘했다.”
라고 결론 내리고 싶지는 않다.
반대로
“괜히 왔다.”
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아직 우리는 살아보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3년의 손익계산서는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미국 생활이 끝났을 때 나는 한번 계산해보고 싶다.
우리가 미국에서 실제로 번 돈.
월세와 생활비로 쓴 돈.
회사가 넣어준 401(k).
미국에서 받은 은행 보너스와 각종 혜택.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내가 벌었을 돈.
그리고 숫자로는 계산하기 어려운 경험.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우리 가족의 미국 3년은 결국 어떤 선택이었을까.
어쩌면 경제적으로는 손해일 수도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현금흐름만 보면 이미 그렇다.
그런데 돈으로 손해를 봤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미국에서 돈을 더 모았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 선택인 것도 아닐 것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돈만이 아니다.
우리 가족이 어디에서 더 행복한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한국과 미국 중 어디가 우리에게 더 잘 맞는지.
그걸 직접 알아보기 위해 온 것이니까.
우리가 미국에 온 이유
우리는 미국에 성공하러 온 것이 아니다.
한국을 떠나 새 인생을 시작하러 온 것도 아니다.
더 부자가 될 거라고 믿어서 온 것도 아니다.
남편이 오랫동안 일해서 자기 힘으로 만들어온 큰 기회가 생겼고,
마침 나는 돌아갈 직장을 남겨둘 수 있었고,
아이는 아직 어렸다.
그리고 나 역시 한 번쯤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기회를 거절하지 않고,
우리 가족의 기회로 한번 받아들여 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가끔 걱정할 것 같다.
한국에 있었다면 모았을 돈을 계산할 수도 있고,
내가 받지 못한 몇 년의 급여가 아까울 수도 있고,
나중에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집은 사실상 매달 마이너스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몇 년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지금부터 결론 내리고 싶지는 않다.
3년 뒤,
우리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잃었는지,
그리고 그 돈과 시간으로 무엇을 얻었는지는 그때 계산해보고 싶다.
다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안다.
그때 미국에 가봤으면 어땠을까.
우리는 그 질문만큼은 남기지 않을 것이다.
이미 와서,
직접 살아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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